[디토세라] No regret





No regret





시작은 다분히 충동적이였다. 반쯤은 장난으로, 재미삼아 저지른 일. 그것이 이런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고는 전연 생각하지 못했던. 그리고 이렇게 불현듯, 상상하지도 못했던 끔찍한 상황에서 떠오를 것이라고는 더더욱 생각지 못했던.



"블루님이 보라님이였잖아요... 그러면 이거, 전부 2월 정모 참가자였다는 게..."



그러게요, 것참. 언제나처럼-피규어를 바라보거나 오덕질을 할 때를 제외하면-진중한 표정의 케세라세라가 갑자기 생각났는지 나직이, 짧은 신음을 흘리듯 뱉어낸 한 마디에 재하, 교과서kin이 여전히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하며 맞장구 쳤지만 기범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2월 정모라는 단어에 자연스레 연상되는 그 일 때문에. 제길- 속으로만 작게 내씹었다. 그동안 잊고 있었는데 어째서 이렇게 신경쓰이는 것인지. 어디에 잘못 부딪쳐서 손톱내지 발톱 밑의 약해빠진 살이 터지고 피가 고여 말라붙고 썩어가는 걸 어느날 우연히 발견한 듯한, 더러운 느낌. 자연스레 담뱃갑에 손을 뻗었지만 이내 그만두었다. 김 준우씨, 그러니까 케세라세라가 이전에 "담배는 안피웁니다. 폐병으로 젊은나이에 요절하긴 싫다구요." 라 말한 것이 떠올라서. 뭐, 그런식으로 요절하든 말든 아무래도 좋았다만.




 

기범은 입으로 손을 가져가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담배를 피우는 흉내를 내며 한 사람의 처절한 발악-욕설-으로 가득찬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오늘 죽을 늑대일지 시민일지 모르겠는 녀석은 깅이로유메. 깅이로든 긴이로든 덕후끼 풀풀 풍기는 닉네임 좀 때려치고 그냥 너도 블루, 아니 보라놈처럼 실버드림이라고 하지 그랬냐. 그랬다면 그동안 쌓은 좋은 이미지 다 버리고-이미지야 어쨌든 오덕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지만- 욕설만 쳐대다 -깅이로유메는 죽었습니다- 라는 메세지를 볼 일은, 오늘 죽을 일은 없었을텐데. 자, 그러면 아디오스. 중얼중얼 작별인사를 건넸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나, 아멘이나, 그도 아니면 묵념이라도 해줄테니 누가 마스턴지 얼굴이나 보고가라고.



"그래서 오늘도 선량한 시민은 이렇게 살아남았네-."

"지금 그렇게 태평한 소리 할 땝니까, 디토엠 님?"

"사실이잖아요? 될대로님아, 우리 5라운드째 생존자축 소줏병이나 깔래요?"

"됐습니다. 전 잘테니까 혼자서 자작이라도 하시죠. 괜히 미성년인 교과서님 끌어들일 생각은 하지 마시고."

"왁, 케세라 형님! 저 만 18세는 넘었다고요!"



괜히 가라앉는 분위기 때문인지, 재하가 짐짓 엄살조로 투정을 부렸다. 덩치큰 대형견같은 그 모습에 엄한 목소리로 딱딱하게 표정을 굳혔던 케세라가 희미하게 웃음을 흘렸다. 저는 안녕님께 연락하고 올테니까 잘 준비나 하세요, 교과서님. 으악 케세라형니이이이이임! 역시나, 진퉁 교과서는 교과서가 아니라 될대로다. 저렇게 원리원칙주의자에 딱딱하고 덕후라는 점만 빼면 재미없는 사람에게 반해버린 기범, 자신의 머릿속은 도대체 어떻게 되어있는건지- 하는 태평한 생각과, 2월 정모라는 불쾌한 단어가 연상시키는 그 날의 장면들이 뒤섞여 떠오르며 머리가 아파온다. 소주는 못하더라도 담배는 한 대 피우고 자야겠다. 기범은 여지껏 마우스 옆에 신주단지 모시듯 놓아두었던 담뱃갑을 집어들고 일어섰다.

 






미하엘, 다크마인드, ...그리고 브리이트.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이름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공기중에 뿜어져 이리저리 뒤섞이고, 꼬이고, 풀리고, 흩어져 사라지는 담배연기를 무심히 바라보던 기범은 문득, 적막하게 가라앉은 가운데 저벅저벅 울려퍼지는 발소리를 들었다. 사표도 쓰셨으면서 여전히 양복차림, 고작 넥타이만 느슨하게 풀어놓은 고지식한 전직직딩. 이제는 백수동지인 케세라세라, 준우가 희미하고 침침한 붉은 가로등불 아래의 기범에게 다가왔다. 가까워지고서야 눈치챘지만 한 손에는 기범의 재킷. 그러고보니 공기가 꽤나 쌀쌀하긴 하다.



"날도 추운데 감기걸리려고 작정하셨습니까? 좀 걸치세요."

"와아- 될대로님 만세만세. 안그래도 깜박하고 나와서 추웠는데 어익후 감사요."



하여간. 어쩔 수 없다는 듯 피식하는 소리를 흘린 준우는 빨리 피우고 같이 들어가시죠. 내일 계획도 이야기 해야하니까, 라고 말하며 기범이 기대있는 가로등의 뒤쪽으로 돌아가 자신도 등을 기대었다. 구름 한 점 없건만, 탁하디 탁한 도시의 공기 때문인지 탁 트인 밤하늘에는 총총이는 별 하나 보이지 않고 그저 황달이라도 걸린 듯 보기싫은 누런빛의 달만이 덩그러니 떠 있었다. 한참이나 말없이 재킷을 걸치고 담배연기를 뿜어내던 기범이 돌연히 말을 건넸다.



"케세라님, 아니 김 준우씨."

"뭡니까? 강 기범씨."

"후회해본 일 있어요?"

"나이가 몇인데 안 해봤으려고요. 자주 하죠. 물론 요즘도."

"헤에-. 하긴. 될대로님은 성실한 시민님이시니까."

"..."



킥킥거리는 듯하더니 다시 소리가 잦아들며 부연 연기만이 자욱하게 공기중에 퍼져나간다. 이내 들려오는 부스럭거리는 소리. 아 씨, 쌍댄줄 알았더니 돗대였냐. 아쉬운 듯 투덜거리며 담뱃갑을 확 구겨버리는 소리만이 들려왔지만 그 표정이나 제스처가 어떨지, 너무도 상상이 잘 갔다.



"난 말이죠, 후회는 안 하자는게 신조에요. 내가 잘못한 게 맞더라도."

"님 답네요. 뻔뻔한 게."

"우와, 즉답 한 번 정말 가차없네. 가여운 백수 한 마리 상처받아요?"

"됐습니다. 그래서 하고싶은 말이 뭐에요?"



잠시간의 침묵. 아 여기선 하나 빨고 하는 게 최곤데, 꿍얼거리던 기범이 깊게 숨을 들이쉬는 소리가 들린다. 준우는 여전히 뒤돌아보지 않은 채로 임신 7개월의 산모를 연상시키는 누런 달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달리 볼 것도 없긴 하지만, 정말 불쾌한 색에, 불쾌한 모양새. 그래, 원하지도 않은 아이를 가진, 혐오스러운 '것' 을 배에 품은 가련한 어미와도 같은 모습이다. 별들조차 기피할만큼 더러운 것을 품은.



"그래서, 지금도 후회는 안해요."



또렷하게 귀에 울려오는 한 마디.



"조금 많이 아쉽고, 안타까울 것 같기는 하지만."

"...하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 눈이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소원은 있지만."

"..."



그렇지 않더라도... 중얼거리면서 말꼬리를 흐리더니 슬슬 들어가죠? 될대로님, 근데 정말 소주 까면 안 돼요? 라며 능청스레 묻는다. 조금 황망해있던 준우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됐네요. 백해무익 알콜같은 거, 집에선 안 키웁니다. 라 쏘아붙이고는 좁은 자취방으로 쓱 들어가버렸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기범은 생각했다.




저지른 죄악도, 반해버린 고지식한 사람도, 그 둘이 마주쳤을 때의 결과도.
너무도 상상이 잘 되지만. 그래서 결코 그날이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결국 일어나더라도 지나간 일에 후회라는 감정따위 품지 않는다.



모든 것이 어찌 흘러가든 간에...

 




후회따위, 할까보냐.


그리 뇌까리며 손에 들려있던 꽁초를 바닥으로 내던져,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어질만치, 발로 짖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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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치는 와중에 귓전에 들려오는 윤리쌤의 즈질개그. 휴강날에 보충잡아 뭇 원생들의 원성을 사면서도 꿋꿋이 수업하시는, 오오 그대 이름하야 용자라. 근데 여친자랑 작작하시죠otz. 즈질개그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괴로워.


디토세라냐 교과디토냐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다가 눈물을 머금고 교과는 다음기회로. 강건마 주제에 귀여워서 차마 미워하지는 못하고 애죵까로만 참게되는 띨토. 근데 이녀석은 뭐랄까, 제가 잘못했다는 사실은 납득할지언정 반성은 할 것 같지 않아요. 후회랑 회한이 뭐에요 먹는건가염 우적우적 할 것 같은 이 진성나쁜남자...otz.

그래도 세라누님한테 알려지면 미움받을테니 미묘하게 싱숭생숭 심란한 디토가 한 번 써보고는 싶었는데 역시 원하는 만큼의 표현은 무리였네요 이뭐병...otzotzotz


개그고 시리어스고 어째 맘에 들게 써지는 건 없어서 그저 슬픈 저. 저도 여러 굇수님들처럼 좀 쓰면 원이 없겠지...(..) 게다가 분명 디토세라라고 썼는데 디토세라 안같아서☞☜


이글루스 가든 - 늑대가 타고 있어요
by 류논 | 2008/05/15 16:06 | 타뷸라 | 트랙백 | 덧글(0)
오늘따라 미친듯이 타자가 치고싶어서...






이런 짓을 했습니다...../담배

그래도 옛날엔 애를써도 450에서 안올라갔는데, 이젠 꽤 나온달까.

근데 애를써도 순간최고타속이 580이상은 안나오더라. 쳇 마의 영역이냐 600.

영타는 여전히 2~300타대. 소싯적 배우던 비주얼베이직발이 아직은 작용하나, 그 이상은 안나옴.

 

내일은 스승의날이라 학원 휴강이긴 한데, 그런날 보충잡으신 즈질개그제왕 윤리쌤 ㄳㄳ.

안그래도 학교가긴 그런데 차-암 좋은 핑계가 생겼습니다.(..)

여튼 보충 끝나고 친구랑 스파게티나 먹으러 가야지/싱나

 

by 류논 | 2008/05/14 23:18 | 일상 | 트랙백 | 덧글(0)
글쟁이 자아비판


자가진단&반성&다짐용.
몇 년 지나서 다시 본다면 느낌이 어떨까.




이어지는 내용
by 류논 | 2008/05/13 23:24 | 일상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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